로비스트 문화

표류하는 ‘로비스트’ 구원할 ‘무기’ 없나

‘초대형 기대작’ 무색한 시청률…“로비스트 실체 못살리고 극 전개 엉성하다” 비판
“‘로비스트’ 없는 <로비스트> 드라마다” “스토리와 캐릭터의 개연성이 떨어진다”

2007년 기대작으로 꼽히던 에스비에스의 수목드라마 <로비스트>(극본 주찬옥·최완규, 연출 이현직·부성철)가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0월8일(6회분)자체 최고 시청률 21.3%를 기록했으나 이후 계속 떨어져 10%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티엔에스 미디어코리아 집계) 방송 초반에 태왕사신기에 맞설 만한 120억의 제작비를 들인 대작, 송일국·장진영 등 초호화 캐스팅, 미국·키르기스스탄 등 국외 로케이션 촬영 등으로 주목받았던 것이 무색할 정도의 결과이다.

<로비스트>는 로비스트라는 이색 직업을 통해 호기심만 자극할 뿐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원 문화평론가는 “총격전과 이국적인 영상 등 겉포장은 화려하지만 풋풋한 첫사랑, 가족의 복수 등 낡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라면 굳이 로비스트라는 직업이 아니라도 풀어갈 수 있다”라고 했다. 마리아(장진영), 해리(송일국) 등 주인공들은 로비스트 활동은 뒷전이고 첫사랑과 과거의 상처 때문에 고민과 방황을 반복할 뿐이라는 얘기다.

전문직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지만 무기 로비스트의 리얼리티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마리아와 해리가 무기 로비스트계에 발을 들여놓은 8회부터 20회가 끝난 지금까지 이런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극중 실력있는 로비스트로 등장하는 마리아는 잠수함 수주 계약을 따내기 위해 국방부장관, 대통령의 아들에게 성적 매력을 무기로 접근한다. 그가 국방부에서 잠수함에 관한 브리핑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잠수함의 자료 수집 과정, 잠수함 제조 과정 답사 등 무기 로비스트만의 전문 활동영역을 세밀하게 그려내지 못했다. 대신 학력위조 파문을 일으켰던 신정아 사건, 린다 김과 이양호 전 국방부 장관과의 스캔들 등을 떠올리게 하는 화제성 에피소드들을 채워넣었다. “우리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여겨진 로비스트라는 직업을 새롭게 조명하고 전문성을 알리겠다”는 제작진의 애초 의도에는 벗어난 셈이다.

내러티브의 전개나 캐릭터도 설득력있게 그려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언니의 복수를 위해 로비스트가 된 마리아가 성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악녀로 변하는 과정, 타의에 의해 로비스트의 길을 걷게 된 해리가 어느 날 갑자기 로비스트 일에 매력을 갖게 되는 계기, 해리가 마리아를 맹목적으로 사랑하게 되는 모습 등 중요한 고비마다 감정의 변화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묘사되지 않아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지 못했다.

<로비스트>는 총 24부작 가운데 4회분을 남겨놓고 있다. 이현직 피디는 “후반부에서는 일의 성공보다는 마리아가 다시 순수성을 회복해가는 과정이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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